혼자 영화 감상했어요.
2018년에 공개됐으니까 보고 싶었는데 잊고 살아 요즘 열육아에 좀 지쳐있는 상태라 갑자기 이 영화가 생각났어요.
영화 ‘투리’
포스터의 주인공 요즘 오후 4시쯤의 제 모습 같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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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
다 큰 것 같은데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여덟살의 첫째, 날카로움이 남들보다 더 특별한 둘째, 일하느라 너무 바쁘다면서 매일 게임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남편, 셋째 임신부터 출산까지 전투육아를 하며 살아가는 주인공 ‘말로’
지쳐 보이는 동생을 위해 재력가인 형은 출산 선물로 야간 보모의 일자리를 권하고,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마를로는 이를 거절한다.
그러다 지쳐 야간보모를 부르게 되고 너를 돌봐왔다며 야간보모 툴리가 온다.
육아에 지쳐 몸도 마음도 돌볼 겨를이 없는 마를로를 툴리 절약에 신경 쓰며 그녀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고 마를로도 안정을 되찾는 듯했는데.
한국 남자도, 다른 나라 남자도 그 게임 한 방 쏘고 싶네요.
일이 많아서 피곤하니까, 내일 출근해야 해.
게임하는구나.
말로는 남편을 벤치 같은 남자라고 표현해요.
마를로가 뜻하는 바는 정확히 안 나오는데
벤치 같은 남자 = 항상 있는데 내가 힘들어서 앉으려고 찾으면 안 보여
신중하게 추측해 보세요.
너무 예민하고 특별한 두 번째 눈도 큰 것 같은데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한 첫 번째
동생이 생겼다고 해서 아이가 갑자기 어른이 되는건 아닌데..
둘째를 낳고 큰애에 대한 기대감 + 큰애도 아직 아이인데… 라는 것은 상반된 두가지 감정으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주인공은 그래도 아이한테 다행이었어요.
일상에 지쳐 있을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툴리
I’m here to take care of you. 당신을 돌보러 왔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영화 ‘투리’를 봤다면 이 부분에서 눈물을 흘렸을 거예요.
어머니를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이걸로 아이를 낳으면 친정엄마를 이해하게 되나봐요.
툴리의 도움으로 여유가 생긴 마를로
이 행복한 시간이 계속되는 것도 잠시…
말로는 툴리와 함께 밤에 외출 나갔다가 큰 사고를 당해요.
병원에 누워 있는 마를로의 남편
여기서 이 영화의 대반전이 나와요.너무 슬펐어요영화 스포일러가 될까봐 말을 못하겠는데…
이 상황에서 병원 관계자가 남편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는데,
정신병력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낳아서 우울증은 약간 있었지만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됐어, 됐어.
잘한다고? 잘하는 게 아니라 위태로운 정신 놓지 않으려고 하는 거 보이지 않았어?
집에아이를보는사람이없었다고해서병원관계자가당신은요?라고물으면나는요.라고해서아이를보는사람에게나를제외시켜버리는남편의모습속에서
밤과 새벽에 훌쩍훌쩍 우는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빠의 신기한 청각능력이 떠오릅니다.
안 들리게 하는 건지, 정말 안 들리게 하는 건지…
사고를 계기로 남편에게 작은 변화가 와서 다행이에요.
영화 ‘투리’를 보고 1982년생인 김지영을 떠올렸습니다.
육아는 집에 있는 너 몫이고 나는 밖에서 일하는데 육아까지 해야 하니?라는 생각을 버리고 영화 속 남편들처럼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아버지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어디까지가 산후 우울증이고 어디까지가 다른지
이게마치자존심의문제인양말하는사람들이있는데제생각은좀다릅니다.
다만 자존심이고 뭔가 근본적인 문제는 큰일이라고 생각해요.
새벽에 일어나 아이를 돌보는데 만성피로에 낮에는 아이 잘때 눈이라도 붙여야 생활이 되는데
자신을 돌볼 시간을 갖고 자존심을 회복하라니.말인지 방귀인지…
아이를 돌봐 줄 누군가가 있으면 가능할 지도 모르지만,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리적인 고름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자존심도 생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에 너무 몰입했나봐요.
매드맥스의 여전사 샤를리즈 테론의 변신이 놀랍습니다.
연기가 아니라 그냥 삶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변신이 나를 영화에 더 몰입시켰던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열육아에 지친 모든 부모님께 영화 ‘투리’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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